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영화 <나는 살고싶다>의 내용을 보면 1953년 3월 9일 밤
늙은 과부가 캘리포니아 버뱅크 자택에서 살해되고,
5월 3일에 세 명의 범인들이 체포되는데 그 범인 중 하나가 '바바라 그래함'입니다.
그녀는 강하게 자신의 무죄를 주장했으나 끝내 가스실의 이슬로 사라지고 맙니다.
그때 '알베르 까뮈'를 비롯한 세계 여론이 그녀의 무죄를 주장하면서
재심을 호소했으나 사형은 집행되었고,
그 후 그녀의 사건을 처음부터 취재한 기자가 쓴 이야기를
'로버트 와이즈'감독이 영화로 만든 것입니다.
사형이 집행될 때 바바라는 간수 두 사람에 의해 양쪽 팔을 부축 받으며
가스실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갑니다. 가스실이 눈앞에 보이자 간수가 그녀에게 말합니다.
"미스 그래함, 의자에 앉은 후 약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 하나에서 열까지 숫자를 세세요.
그러면 고통이 좀 덜할 거요."
검은 하이힐을 신고 검은 안대로 눈을 가린 채 걷기만 하던 바바라가 그 순간 걸음을 멈춥니다.
그리고는 그 간수를 향해 조용한 목소리로 묻습니다.
"당신이 그걸 어떻게 아십니까?" 죽어 본 경험이 없는 간수의 얼굴이
화면 가득히 클로즈업되면서 침묵이 흐르고
바바라는 계속해서 가스실을 향해 걸음을 옮깁니다.
어떤 사람이 "직시할 수 없는 것-그것은 태양과 죽음"이라고 했습니다.
다만 우리가 아는 것은 "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
주로 말미암아 주에게로 돌아감이라"는 것뿐입니다.
한 해 한 해를 살아가면서 죽어보지 못한 우리는
그럼에도 두려움 없이 죽음을 이기신 분을 향해 걸을 뿐입니다.
그 길은 가스실이 아닌 영생의 길이기 때문입니다.
다만 믿어야만 알 수 있는 길이지만..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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