약혼은 혼인이 법적으로 성립되는 첫 단계다. 신부의 아버지 집에서 이루어지는 약혼잔치 동안 신랑과 증인은 준비된 서약서에 서명한다. 그 서약서에서 신부에 대한 신랑의 경제, 사회적 책임이 규정되어 있다. 신랑은 서약서를 봉인한 후 선물과 함께 신부에게 주었는데, 그 선물은 그리 비싸지 않아도 되었다.
신부가 너무 어리면(열두살 정도에 약혼했다) 결혼을 몇 년 더 연기할 수 있었다. 어떤 경우라도 신부가 의복과 보석을 준비할 수 있도록 최소한 열 두 달의 준비기간을 주었다. 남편은 이 기간동안 집을 마련하고 혼인잔치를 준비했다.
보통 혼례는 저녁에 치렀는데, 신부는 축제 분위기 아래 횃불을 든 행렬에 둘러싸여 신랑 집으로 간다. “하늘나라는 저마다 등을 들고 신랑을 맞으러 나간 열 처녀에 비길 수 있을 것이다(마 25.1) 라는 예수의 비유는 이러한 관습을 시사한다.
신랑과 신부는 미리 목욕을 하고 향유를 바른 뒤 특별히 그날을 위해 아껴둔 가장 아름다운 옷으로 치장한다. 손님들도 가장 좋은 옷으로 단장했다. 사실 적절한 혼례복을 차려입지 않는 것을 모욕으로 간주되었다(마 22, 11-13). 계시록 21장 2절에서는 세상 마지막 날 상상할 수 없을 만틈 아름다운 예루살렘을 ‘신랑을 위하여 단장한 신부처럼 차리고’라는 말로 표현한다. 가족과 이웃이 모두 집 안이나 안뜰에 들어오면 식사가 시작된다. 손님들은 식사하기 전에 정결례로 손을 씻었다. 이 관습은 요한복음 2장 6절에 나오는 가나의 혼인잔치에 반영된다. “유다인들의 정결례에 쓰는 돌로 된 물독 여섯 개가 놓여 있었는데, 모두 두세 동이들이였다.” 식사 때 사람들은 마음껏 포도주를 떠서 마셨다. 식사를 하는 동안 사람들은 시를 낭독하거나 축가를 부르며 신혼 부부에게 선물을 건넸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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